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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대통령배

작성일| 2019-11-02 10:55:22 조회수| 111


관악산 푸르던 숲에 누군가가 붉은 페인트에 노란 페인트를 섞어 쏟고있는지 자고나면 붉고 노랗게 단풍이 든다. 한 주가 다르게 단풍 태깔이 곱게 짙어진다. 한국의 가을하늘은 그야말로 명품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느닷없는 중국 황사의 기습으로 간데없이 사라진다. 맑고. 높은 가을하늘이. 깊어가는 가을 속에 난데없는 황사가 가을하늘을 망친다. 이맘때쯤이면 맑은 가을하늘아래 괜히 마음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쓸쓸해진다. 가을을 탄다, 고들 하지만 뿌연 하늘 때문에 그런 여유까지 사라진다.

요즘 들어 기상예보시간이면 날씨는 물론이거니와 공기 중에 미세먼지 함유량까지 예측한다. 자연환경의 오염으로 갈수록 공기가 탁해져 살아가기가 힘들다. 정부가 대책으로 이것저것 만들어 내놓고 있지만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에 대해서는 별 뾰족한 방어책이 없다. 다만 동풍이 강하게 불어와 날려 보내는 자연의 힘에 의존할 뿐이다. 그러면서 미세용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살아간다. 사람들은 그나마 이렇게 투정이라도 한다. 말 못하는 가축들은 무슨 죄가 있나. 말도 못하고 그냥 묵묵히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살아간다. 어제까지 미세미세에서 최악과 나쁨으로 경고했던 강도 높은 미세먼지가 걷혀 다행히 오늘은 '서울경마장은 청색'으로 깨끗함을 예보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황사가 걷혀 주암동에서 맑은 가을하늘을 볼 수 있겠다.

얼마나 기다렸던 대통령배였는데, 전력질주하면서 국산최강마로 군림하려는 경주마는 또 어떠한가, 걱정이 많았었는데 다행히 맑은 가을 하늘아래서 제16회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관람할 수 있겠다. 대통령배 대상경주의 위력이 하늘까지 뻗쳤을까. 2000년대 한국경마 절정기가 진행되는 2004년 참여정부시절 고노무현 대통령이 만들어낸 대통령배 대상경주! 당시 꿈에서나 기다렸던 것이었는데 최고의 상금을 내걸고 야심차게 첫출발을 일궈냈다. 국산마 장거리 경주, 그랑프리를 앞둔 시점에 펼쳐지는 ‘국산마그랑프리’, 2009년까지는 서울경마장만의 리그였으나 2010년부터 부산경마장이 합세하면서 진정한 ‘국산마그랑프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대통령배하면 먼저 떠오르는 국산 명마로는 ‘당대불패’와 ‘트리플나인’을 꼽을 수 있다. 서울경마장만의 리그 대통령배에서 2007년과 2008년 연거푸 제왕으로 등극했던 ‘명문가문’이 있었지만 2010년 ‘당대불패’는 2012년 5살까지 3연패를 거머쥐면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성을 고수했다. 그러니까 서울, 부산 오픈 대상경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부산경마장은 대통령배에서만은 우승을 양보할 줄 몰랐다. 뿐 아니라 2015년 세 살배기로 대통령배를 거머쥐었던 ‘트리플나인’은 여섯 살이 되어서도 우승을 내놓지 않고 4연패를 거머쥐어 향후 누구도 깰 수 없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니 이 두 마리의 국산 명마를 이맘때쯤이면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참 재미있는 기록으로는 대통령배가 반쪽으로 치를 때에는 조경호 기수가 유독 강했다. 2005년, 2007년, 2008년, 2009년까지 단 여섯 번을 치르는 동안 물경 네 번의 우승을 했다면 싹쓸이를 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랬던 것을 부산경마장의 임성실 기수가 등장하면서 그 대기록을 갈아치웠다. ‘트리플나인’을 만나 세 번의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이전에 이미 대통령배에서는 누구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 ‘인디밴드’와 대통령배에서 첫 우승 후 지난해 우승까지 도합 네 번을 기록했으니 대통령배의 우승은 그를 넘어야 했다. 물론 그는 조경호 기수 이후 제2의 대상경주의 사나이로 불릴 만큼 대상경주에서 만은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철혈 기수다. 그가 이번 제16회 대통령배에도 7파이널에너지(국 거 4세 14전/7/0 임성실)와 출전한다.

 

부산경마장이 오픈 이후 단 한 번도 서울경마장에 우승을 내주지 않았다. 그 공을 돌린다면 어디로 돌려야 할까. 임성실 기수에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공로는 경주마를 선택하는 안목에서 훈련과 사양, 그리고 출전 전술과 전략에서 신의 한수를 보여주는 부산경마장의 19조 마방이라 하겠다. 대통령배 서울, 부산 오픈으로 펼쳐진 후 9번 중 5번의 우승을 챙겨 갔으니 실제에서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 마방의 공로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칠 이는 없겠다. 결국 한국경마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공로 역시 컸다.

 

내일 일요일 9경주 2000m경주에서 펼쳐지는 제16회 대통령배 대상경주에는 16마리의 국산 에비 명마들이 출격한다. 서울, 부산 공평하게 각기 8마리씩 출전해 16마리가 게이트를 꽉 채운다. 15마리의 수말과 거세마 틈에 홍일점으로 세 살배기 15클리어검(국 암 3세 10전/5/3 이동하)이 도전한다. 홍일점이라 등짐에서 가장 가벼운 53kg을 짊어질 만큼 이점을 안고 달리게 된다. 이번 대통령배의 특징이라면 세 살배기들이 가장 많이 도전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의 대회에서는 고작 두 세 마리였던 세 살배기가 16마리 중 물경 절반에 가까운 7마리가 도전한다. 잠재력의 싸움으로 갈 수 있겠다. 그만큼 한국경마가 젊은 경마가 됐다는 의미도 있겠고, 국산마의 질적 수준이 점차 앞당겨 좋아지고 있다 하겠다. 생산과 사양 그리고 훈련의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있겠다.

 

전성기의 4세마 7마리에 절정기의 5세마 2마리가 만났다. 전성기를 넘어선 6세마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니 감히 이번 대상경주의 우승마를 가늠해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을까. 우승을 점치기도 어렵겠지만 실제로 우승을 거머쥐려면 출전한 모든 경주마가 15고개를 넘어야 가능해지겠다. 엇비슷한 전력의 전성기 말들과 걸음을 아직은 다 보여주지 않은 성자의 세 살배기들 간의 격돌 이럴 때 해법은 무엇일가. 기승기수의 실 수 없는 말몰이를 적용해야하지 않을까. 누가 우승을 해도 할 말이 없는 그야말로 소준 높은 대상경주를 일요일에 볼 수 있겠다. 배당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겠고, 기록 또한 그전 것을 앞당길 것으로 예측된다.

 

경주 전개로 풀기도 어려운 것이 아직 질주 성향을 구축되지 않은 세 살배기가 절반가량인데다 자유자재로 경주를 풀어 갈 수 있는 예비 국산 명마들이라 그랑프리보다 더 재미있겠다. 1원더플플라이(한 수 4세 8전/4/1 먼로) 와 6토함에이스(한 수 3세 11전/6/2 유현명) 두 마리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여 경주를 1,2코너 돌아 건너편 직전주로가 끝나는 지점까지는 주도하겠다. 그걸로 임무를 끝낸다면 그사이에 제각기 편안한 자리를 잡으려고 격돌이 펼쳐지겠다. 뒤를 바로 붙여 볼 7파이널과 5심장의고동(국 수 3세 9전/5/1 문세영)이 거머리처럼 선두권을 놓치지 않겠다. 4코너에서 모든 경주마들이 몰려 들면서 결승선 직선주로에서의 박빙의 승부는 그야말로 볼만하겠다.

 

8독도지기(한 수 4세 11전/8/1 안토니오)와 12메이저알파(한 수 4세 25전/7/3 정동철),그리고 15클리어검의 역습이 얼마나 강력하게 펼쳐지느냐와 19조 마방의 출전마 9뉴레전드(국 수 4세 9전/5/0 요아니)와 16캡틴포스(극 수 4세 20전/9/2 이효식)가 푹 쉬면서 이번 경주를 대비했으니 얼마나 비축된 파워를 발휘하느냐 도 무시할 수 없겠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선두권의 경주마들이 경주를 마무할 수 있느냐를 결정 질 수 있겠다. 어렵다. 한두 마리를 지목해서 베팅하기는 쉽지 않겠다. 그동안 응원을 보냈던 마방이나, 기수, 경주마를 그대로 공을 들여 응원하면서 즐기는 경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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