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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을 떠난 이유

작성일| 2016-11-24 13:54:41 조회수| 2506

 

외화에 밀려 방화가 설 곳이 없었던 시절 수입하는 외화에 스크린 쿼터제라는 장치로 국산 영화를 보호한 적이 있었다. 자유무역시대가 도래해 그도 축소해야할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내 영화인들은 한때 국산영화의 존립을 부르짖으며 거리에 뛰쳐나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스크린 쿼터제는 축소되었지만 방화가 천만 관객을 모으며 홀로 서기에 성공한다. 영화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외화를 압도하는 방화는 국내 뿐 아니라 이미 아시아권에서 한류의 위력을 과시하고 더 나가 세계의 극장가도 찝쩍거리고 있다.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모든 종사자들의 노고가 따른다. 다함께 있는 힘을 다해 한 발자국씩 전진했기에 한국경마도 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장족의 발전을 했다. 급진한 시절이 있는가하면 더디게 변화한 세월들이 모여 오늘까지 왔다. 오는 동안 내내 사회전반의 인식이 좋지 않아 가시밭길이었다. 아직도 팬들은 예상지를 떳떳하게 들고 다니 못한다. 내 놓고 내 취미가 경마라고 얘기하지 못한다.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흘러야 할까.

한 해에 한국마사회는 어느 기업체 보다 많은 세금을 낸다. 정확히 팬들의 베팅 금액에서 걷어내지만 누구도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지 않는다. 당연히 낼 것을 내는 데 누가 고맙다고 하겠냐. 라면 할 말은 없다. 그나마 한국경마가 음지에서 걸어 나온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라 생각할 만큼 대단한 발전을 했다. 부산경마장이 하나 추가되면서 경마창출자들도 배가되었고, 국산마 생산으로 인해 민간 생산목장도 내륙과 제주에 그 수가 많아져 규모가 커졌다.

경마가 조금씩 이미지를 쇄신하려 노력해왔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더 지능적인 부정경마 사건이 불거져 나와 경마의 입지를 간간 추락 시킨다. 추락시킨 당사자는 옷 벗고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경마는 그 때마다 큰 상처를 입었다. 한 건 크게 터져 몇 명이 옷 벗고 나가면 잠간 뜸하다가 또 한 건 터지고, 그러길 100년이다. 경마창출자들이 한 동안 뜸하나 했더니 얼마 전부터 뉴스에 한국마사회장을 들먹이더니 마침내 엊그제는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밤새도록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이 방송된다. 한국마사회 회장 현 명관의 엊그제 모습이다.

최 순실 국정농단으로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갔다가 조사 받는 중 대개는 피의자로 바뀌어 검찰에 구속되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지는 시국이라 행여 한국마사회장도 피의자로 변하지는 않나 궁금했었는데 한국경마에 뭐 칠만 하고 무사히 풀려났다. 기수도 아니면서 조교사도 아니면서 관리사도 아니면서 한국경마의 수장까지 나서서 위신을 추락시킨다. 왜 그랬을까. 한국마사회는 공기업으로 회장은 임기가 3년이라 정권이 바뀌면 회장도 언제나 바뀌어 왔다. 새로 부임하면 경마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고 이 것 저 것을 건드려 보다가 임기가 끝나면 그냥 돌아갔다.

현 회장은 2013년 12월 5일 부임해 처음부터 다른 회장들과는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멀쩡히 잘 쓰이고, 잘 알려진 ‘서울경마공원’을 ‘렛츠런파크 서울’로 바꾼다. ‘렛츠런파크’라 쓰면 경마장으로 읽힐 수 있거나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걱정스런 눈길이 사방에서 쏟아졌지만 알바 없이 이름을 갈아 치웠다. 이름이 바뀌면 이미지가 바뀔까. 요즘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온통 뒤집어 놓은 최 순실은 일이 생길 때마다 이름을 바꿨다는 보도를 본다. 현 회장도 부임하자마자 서울경마공원의 이름을 바꾼다.

개인이야 이름을 바꾸면 명함 한 통 새로 찍으면 그만이지만 공기업이 이름을 바꾸면 그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팍팍 들어간다. 이름이 바뀌어 경마에 재미가 더해지고 좋아진다면 누가 뭐라 하겠나. 그냥 팍팍 돈만 들어가는 일이니 걱정이 컸었다. 일거리를 맡은 광고회사만 엄청난 일거리가 생겨 춤을 추었겠지. 전 직원의 명함에서부터 경마공원에 곳곳에 붙어있는 작은 팻말까지 몽땅 바꾸어야하니 신이 나겠지만 그 돈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팬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이거나 한국마사회를 굴려갈 운영자금이다. 개인의 돈이 아니다. 심지어는 마권을 국어사전에도 없는 ‘마토’로 바꾸어 놓아 추리와 혈통의 스포츠인 경마를 로또와 혼동하도록 해 왜곡시켰다.

‘렛츠런’으로 바뀐 한국경마는 팬들을 외면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삼년 동안 현회장이 수장으로 있으면서 쌓은 위대한 업적(?)들을 하나 씩 열거해 본다. 왜 지나간 것을 다시 들추어 내느냐하면 다음 오실 35대 회장은 제발 한국경마를 바로 세워주길 바라는 마음에 열거해본다.

*모든 경주를 단거리 위주로 펼친다. * 조랑말 제주경마를 금, 토요일 ‘더러브렛’경주에 섞어 너무 많은 경주를 중계하며 마권을 팔아댔다. *전 지점의 좌석을 유료화해 팬들의 손쉬운 접근을 방해했다. *본장의 럭키빌 5,6층을 특실화해 서민 팬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전에 없이 장애인, 국가유공자의 무료입장과 경로입장을 폐쇄했다. *무료 주차시설이었던 본장 주차장을 주변보다 월등하게 비싼 고가유료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등등이 모든 팬들의 비난을 샀던 업적들이다. 물론 개선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직원들의 인사성이 부임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정치적으로 뛰어났으면 모든 팬들이 바라는 인터넷베팅이나 부활시켜 주길 바랐는데 그도 아니고 임기가 끝나며 한국마사회의 얼굴에 뭐 칠까지 하고 떠난다. 업적 중 가장 팬들을 아프게 한 것은 서울경마공원의 팬들의 휴식공간인 주로 내 공원을 빼앗아 700여 억 원을 들여 ‘위니월드’를 만든 것이 아닐까. 내 알바 없이 돌아서서 가는 현 회장. 그동안 밑에서 충성을 다해 일한 한국마사회 직원들의 요즘 심경은 최 순실 사태로 먹먹해진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현회장부임 직전 서울경마장 2013년 11월 17일 1경주 매출액은 23억7천2백만 원이었고, 마지막 11경주는 60억 4천 6백만 원이었다. 3년 뒤 그가 떠나려는 지난 주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1경주 매출액은 20억 3천만 원으로 물경 3억 4천만 원이 줄었고, 마지막경주인 11경주는 54억 5천3백만 원으로 대략 5억9천만 원이 줄었다. 토요일 오후까지도 럭키빌 3-4층의 좌석은 남아돌았고, 일요일도 오후에도 좌석 몇 개가 남아있을 정도라면 얼마나 많은 팬들이 경마장을 떠났는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부디 35대 새로운 회장은 100살 먹은 한국경마에 무엇이 정말 필요한가를 깊이 생각하시고 전 회장이 저질러 놓은 *사항들을 되돌려 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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