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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벤트!! 20배 배당 먹고, 9월에 미국경마 가기!!

작성일| 2017-02-23 10:23:32 조회수| 2374

강원도 사북은 원래 탄광촌이었다. 석유시대가 도래하기 전 70~80년대 중반까지 만해도 주요 석탄 생산지였다. 대한석탄공사 산하의 대형탄광과 수천 개의 작은 개인탄광이 제각기 태백산맥 깊숙이 매장 된 석탄을 캐내 호황을 누렸었다. 전국에서 몰려 든 광부들이 가족들과 보금자리를 틀었던 시절엔 석탄만이 유일한 땔감이었고 에너지원이었다. 90년대 초 석탄은 석유에 밀리면서 사북의 호시절이 막을 내렸고, 번창했던 강원도 산골짜기 탄광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았다. 광부들은 직장을 잃어 가족을 이끌고 사북을 떠났다. 도시의 공사장으로.

광부들이 떠난 탄광촌은 폐허로 변했고 갈 곳이 없어 사북을 떠나지 못했던 이들은 숨죽이고 정물처럼 견뎠다. 사북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게 된 것은 의외로 카지노였다. 강원도 태백산맥에서 흘러내린 줄기에 마법의 성 강원 랜드가 들어서면서 사북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내국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스몰 카지노가 고한에 들어 선 것이다. 개장하자마자 전국의 도박꾼들이 몰려 정선일대는 활기찬 도시로 일어났다. 이에 힘입어 사북에 본격적인 카지노가 세워지면서 폐광촌은 카지노촌으로 탈바꿈했다.

외국에나 나가야 해볼 수 있었던 카지노 게임을 강원도 산골에서 즐길 수 있다니! 초창기에는 저마다 굽이굽이 산길을 멀다않고 호기심으로 찾아들 무렵 경마도 잠간 긴장했었다. 행여 경마 팬들이 모두 사북으로 떠나지는 않을까 염려했으나 주중에 사북을 찾았던 팬들은 주말이 오면 철새처럼 다시 경마장으로 날아왔다. 어떤 종목의 카지노 게임도 경마를 압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경마는 경륜, 경정, 카지노를 거느리고 사행산업의 우두머리로, 맏형으로 오늘 날까지 건재를 과시해 왔다.

지난해 사북주민이 경마지점 유치를 신청한 것을 승인하지 않았다. 마사회가 경마역사를 쓰는 동안 잘한 일중 하나로 꼽힐 수 있겠다. 주중 내내 카지노에 멍든 그들을 주말에 모아 놓고 경마를 돌린다는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라 읽혀졌고, 경마의 품격이 훼손될 소지가 다분히 있었다. 사북을 찾았던 카지노 팬들이 앉은 자리에서 경마를 볼 수 없게 됐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천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본인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돌아가는 것이 카지노 게임이라면 경마는 추리를 통한 예측을 뒷받침되고 본인의 의사가 확고해진 후에야 마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훨씬 고급지고 품격이 있는 게임이라 하겠다.

시중의 모든 대형 백화점은 한 해에 몇 차례씩 대대적으로 바겐세일을 해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 들인다. 별별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 이벤트를 펼쳐 고객 만족의 백화점을 운영하려 안간힘을 쓴다. 고객 제일주의를 부르짖으며 고객들의 피부에 자극하는 행사들을 펼쳐 호경기는 호경기로 이어가고 불경기는 스스로 극복해 간다. 호시절을 지난 경마 역시 다시 호시절로 돌아가려면 팬들을 위해 갖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온갖 노력으로 떠난 팬들의 발걸음을 돌려놓아야 한다.

마사회 역시 매년 팬들을 위해서 갖가지 이벤트를 기획한다. 경마장을 찾은 팬들이 즐겁게 놀다가 돌아가 다음 주 주말이면 다시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갖가지 행사를 준비한다. 물심양면 아끼지 않고 준비한다. 새해 들어 첫 이벤트가 마사회 홈페이지 공고사항에 떴다. “2017 코리아 핸디캡핑 챔피언 대회"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지만 2월에 첫 예선전을 시작해 8월까지 매달 1회의 예선전을 8번 치르고 9월에 결승전을 치르며 막을 내린다. 공지 후 한 달간 꼼꼼히 살펴보면서 고심했다.

누구를 위해 펼쳐지는 대회인가? 오래오래 생각해 봤지만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회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승전에 1등 상금 3,000만원이고 10등까지 주어지는 상금 총액이 4,500만원인 상당히 획기적인 큰 상금을 걸고 치르는 행사다. 얼핏 보면 팬들의 욕심을 자극하겠지만 진정으로 팬들을 위한 행사일까. 의구심이 생긴다. 인터넷베팅이 가능했던 시절 ‘고수 선발대회’와 같은 맥락인가도 짚어 봤지만 그와는 전혀 내용이 달랐다. 미국 여러 경마장에서 즐겨 하는 행사라고 담당부서에서 토로하지만 찝찝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다.

다수의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이 우선 마음에 걸린다. 매월 소수 50면이 20배 배당을 놓고 각축을 벌여 최종 우승을 하면 9월에는 대박 상금을 받고 미국경마장까지 간다? 간단하다. 참가하지 못하는 팬 다수는 이 행사에 과연 관심이 있을까. 이 행사를 통해 경마의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고, 경마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킬 수 있을까. 고객을 위한 행사라면 우선 행사비는 시행하는 마사회 쪽에서 부담해야 예의다. 셈본으로 얼추 계산해도 예선전 모집인원이 50명인데 등록비가 소멸되는 10만원이라면 등록비만 500만원이다. 예선전에서 입상자 15%인 8명의 상금 합계금액이 500만원이다.

등록비로 10만원을 내면 50명의 예선전의 선수(마사회가 그렇게 부른다)로 등록 된다. 대회 당일 참석해 지정된 7개 경주를 복승식으로 베팅할 수 있다. 선수 개인 베팅구좌에 베팅금액 20만원 범위에서 경주 당 5만원을 넘지 않게 베팅해 최종 잔액을 기준으로 최고 금액인자가 우승자로 정해지고, 다음 순으로 등위를 결정해 상금이 주어지는 이벤트다. 대회라고 하기엔 모집된 소수의 50명의 선수들이 베팅을 하면서 등록비로 냈던 10만원을 모아 상위자들 8명에게 몰아주는 20배에서 3배 배당 먹기 추가 경마가 이뤄지는 행사다. 등외의 42명은 꽝이다. 10만원 등록비만 날린다. 과연 이게임을 통해 경마가 다른 도박과 차별화된 가치를 끌어낼 수 있을까.

경마의 이미지를 ‘도박’과 멀리 떨어진 ‘레저’로 자리를 바꿔주려는 마사회의 의지와는 상당히 멀리 간 행사로 느껴진다.  늘 마사회가 소리 높여 부르짖는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자는 취지와도 배치된 참으로 도박장다운 행사를 애써 준비했다. 다수의 팬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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