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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작성일| 2017-06-23 14:52:31 조회수| 2404

 

경마는 지상의 어느 매체를 통해서도 노골적으로 광고를 할 수가 없게 묶여있다. 더더구나 방송매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연간 매출액이 7조원을 넘나드는 대박 상품을 판매하면서 광고를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국가가 경마가 도박이야, 로 단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19금 이상 시청이 가능한 채널을 통해 경마를 소개해도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 비하면 놀랄 만큼 경마가 많이 세상으로 걸어 나온 것만으로 위로해야겠다.

 

“다음 주부터 경마방송이 새로워집니다. 새벽훈련 현장의 생생한 인터뷰와 경주 후 스토리, 추억의 명마와 세계의 경마를 소개하는 내용, 또 렛츠런파크의 명소들을 소개하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경마방송과 홈페이지는 물론이구요. 유투브와 페이스북, 네이버 TV를 통해서도 보실 수 있으니까요. 유투브와 페이스북, 네이버TV에서 ‘KRBC’를 검색하시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경마방송의 컨텐츠들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3일 ‘오늘은 마요일’ 종료를 알리는 김수진 아너운서의 클로징 멘트였다.

 

경마가 훨훨 날아 세상, 더 넓고 높은 곳으로 나가겠다는 시그널이었다. 판만 벌려 놓으면 마냥 밀려들던 팬들이 하나 둘씩 등을 돌리고 떠나가면서 침 일찍부터 미어터지던 서울경마장 객장이 썰렁해지면서 매출액마저 심각하게 감소하자 마사회가 팬들을 향해 손을 잡아 달라는 것으로 읽혀진다. 방송팀의 몸부림만으로 한국경마를 예전모습으로 되살려낼 수 있을까. 살려낼 수는 없을지라도 팬들을 향해 무언가 큰 몸짓을 보내야 고사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느끼는 것일까.

 

아무렇게나 막 대접해도 경마를 떠나지 못하는 골수팬들에게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파도가 다른 파도를 데리고 밀려와야 바다가 된다. 파도가 다른 파도를 길어 올려야 바다는 바다로 불려진다. 마사회는 국가에서 공기업이라 주는 ‘우수 어쩌고저쩌고’하는 상을 많이도 받았다 자랑을 침이 마르도록 했다. 한발 더 들여다보면 경마팬들과 아무 상관없이 주고받는 것들이었다. 얼마 전 떠난 현회장이 부역자들과 함께 싸놓은 똥! 은 팬들을 경마장에서 쫒아내려는 운동이 아니었는지 지금까지 의심스럽다. 으뜸은 입장료에서부터 시작했다.

 

연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마사회가 쫀쫀하게 그동안 당연히 면제 받아왔던 경노입장과 장애인입장을 폐지하면서 시작되었다. 입장료 2000원을 받자고 다시 징수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경마의 어려웠던 시절부터 주변의 뜨거운 시선을 감내하면서 찾아왔던 팬들에게 세월이 지나가면서 대한민국 어디서든지 경노우대를 받는 모든 이들에게 입장료 면제를 거부했던 것이다. 그들에게 쉬고 놀 수 있던 곳을 눈 깜짝할 새 빼앗아갔다. 그들이 없어도 매출은 마냥 오르고 판만 돌리면 된다는 자신감이 넘친 행위였지만 파도가 저 혼자 오는 줄 잘못 알고 있었다. 파도는 파도가 데리고 온다는 것을 그들은 진정 몰랐다.

 

장애인에게까지 철판을 깔고 악착같이 입장료를 징수한 것은 비인간적인 집단임을 세상에 알리는 짓이었다. 경마의 이미지를 좋은 표정으로 바꾸지는 못할망정 나쁜 표정으로 세상을 걸어 나갔던 것은 회복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패착이었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장애인들은 일반인처럼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같은 세상을 살아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더 그렇다. 그들을 돕자고 혜택을 하나 씩 더 만들어 가야하는데 있던 것까지 없애면서 바닷가에 갈매기가 오기를 바란다? 어림없는 짓이 아닐까. 비인간적이기를 바라는 집단입니다 광고하는 것이 아닐까. 더 웃기는 것은, 더 괘씸한 것은 주차비를 유료화하는 것도 억울한데 주변보다 더 비싸게 받는다. 매주 오던 팬들이 한두 번씩 거르기 시작하면서 차츰 경마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정말 몰랐을까. 당장 먹기는 곶감이 달았지만 한국경마가 그렇게 몇 년간 욕심만 많았던 어느 늙은이의 생각 때문에 곪아터지고 있었다.

 

초록의 이파리와 분홍의 꽃이 사시사철피어야 살아날 한국경마를 위해 방송팀은 지난 4월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한다.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자고 애를 쓴다. 한국경마가 있기까지 온몸을 던져 달렸던 명마를 찾아 나섰다. 팬들의 뇌리를 떠나지 못했던 명마들을 찾아 나섰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추억의 명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김수진 아나운서가 직접 찾아가 안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경마에는 베팅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아직은 시작이라 단순한 면이 없지 않지만 더 많은 시간과 경비를 지원해 제작한다면 한국경마도 역사와 문화가 있음을 자랑할 자료로 축적시켜 갈 수 있겠다.

 

개편 훨씬 전인 지난 2월에 부활시킨 ‘팟빵 트리플 크라운’도 회를 거듭할수록 팬들의 사랑을 안정적으로 받아먹으며 쑥쑥 자란다. 방송관계자들에게 번거롭고 귀찮기 짝이 없겠지만 업무시간 외의 시간을 불사하고 열심히 만들어 가는 노고와 열정이 결코 헛되지 않게 멀리 떠났던 팬들이 다시 찾아오는 결실을 맺겠다. 떠났던 팬들이 모두 ‘지금 경마장으로 갑니다’ 라며 돌아올 날을 기다릴 수 있겠다.

 

세상이 그냥 돌아가지 않듯 방송팀이 새롭게 만들어 가는 모든 컨텐츠가 그냥 허공에 맴돌다 사라지지 않으리라 믿는다. 결실을 맺을 뿐 아니라 한국경마에 문화를 심을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 갈 수 있겠다. ‘생생 인터뷰’나 ‘하태핫태’가 새롭게 팬들과 만난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경마창출자들의 민낯에서 나오는 땀 냄새까지 맡을 수 있게 밀착 취재하는 방송팀의 사랑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방송팀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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