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목록

칼럼

코리아레이스 칼럼 코너입니다

팡파르

작성일| 2018-12-15 08:30:19 조회수| 311

지난주 일요일에 2018년 챔피언을 가리는 '그랑프리'가 막을 내렸다. 평소 경마장에 뜸하게 찾던 팬들도 몰아친 한파를 아랑곳하지 않고 경마장을 찾았다. 이유는 올해의 챔피언 탄생의 축제를 함께 즐기려고 열일을 제쳐두고 왔던 것이다. 마사회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그랑프리가 열리는 날이면 한해의 마감을 아쉬워하면서 팬들께 사은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당일 입장객 전원에게 사은품을 준비하기도 했다. 뿐 아니라 크고 작은 대상경주에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 걸고 행운의 추점행사까지 곁들였다. 물론 그 때는 지금처럼 입장료도 받지 않았고, 주차장도 무료였다. 

그랬던 것이 어느 날부터인가 마사회의 소탐이 커지면서 아예 팬들에게만 인색하기 짝이 없어졌다. 아주 살벌해졌다고나 할까. 사은품은커녕 그랑프리 당일 무료입장도 없앴다. 그렇지만 경마가 마냥 좋아서 그랑프리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팬들은 잊지 않고 찾아와 축제에 함께 했다. 그랑프리가 시작 된지 37년째다. 한국경마가 전성기를 맞았던 2000년은 그랑프리 한 경주 매출액이 69억 원에서 최고 정점을 찍었던 2001년은 80억 원까지 매출이 올랐었다. 그 때는 삼복승식이나, 쌍승식, 그리고 삼쌍승식 마권이 없을 때였다. 엄청난 매출액이었다.

2005년부터 처음으로 쌍승식 마권이 판매되면서 한국경마에 한층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진 경마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팔아온 승식이었고, 한국경마에서도 오래전에는 팔았던 승식이었다. 일확천금을 부추긴다고 어느 땐가 폐지시켰던 것이었으니 부활이라 해야 맞겠다. 뒤늦게 2009년 삼복승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10년이 지난 요즘엔 부동의 판매 1위를 지켜 온 복승식을 추월했다. 결국 삼복승식이 뒤늦게 가세했으나 경마팬들의 가장 선호하는 승식으로 자리를 굳혔다. 불과 3년 전인 2016년부터는 창구에서는 미발매하고, 구좌 베팅에만 시험 판매되는 삼쌍승식까지 팔면서 다양한 승식의 개발을 이뤘다. 팬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승식을 즐기는데 폭이 넓어졌다.

마사회가 팬들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던 서비스는 예전에 비해 날이 갈수록 사라지든가,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아예 팬들에 대한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경마장의 분위기는 냉냉 해졌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팬들은 경마장을 서서히 떠나갔기 때문에 매출이 자동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사회가 팬들에게 줄 것은 주고, 주머니를 털어가야 했는데 운영의 묘를 잘 살리지 못했다. 그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였겠다. 경마의 경자도 모르는 회장이 부임해 경마장의 이름이나 바꾸고, 로고나 바꾸고, 쓸데 없는 짓으로 팬들의 돈을 낭비해왔다. 한국경마를 수시로 이리저리 흔들어 댔기 때문이겠다.

 

변함없이 경마가 좋아 찾아왔던 팬들은 식상해 떠나갔다. 자의보다는 마사회의 성의 없는 경마 시행에 등을 떠밀리어 떠나가게 됐던 것이다. 한국경마를 최초에 심은 자들이 일본이었고, 그들의 경마를 지금까지도 벤치마킹해왔다면 장외 지점까지 입장료를 받아 챙기는 것은 베끼지 않아도 됐다. 그들은 팬들에 대한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파트 원 국가로 발전했다. 세계경마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그런 일본도 경마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도심 지점은 늘 무료로 입장시키고 있다. 해외 출장가는 마사회 임직원들은 뭘 보고 돌아올까. 

누구라고 꼭 지적하지 않아도 경마관계자들이나 팬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팬들에 대한 서비스가 제로지점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아무도 제동을 걸지 않았고, 심지어 큰 문제로 대두된 것은 애꿎은 집행부서의 실무진이나 관계자가 목숨으로 값을 대신 치렀다. 투데이신문 홍세기기자도 어제 날짜 보도에 이점을 지적했다. “사행성 논란을 빚고 있는 화상경마장을 비롯해 잇따른 직원들의 자살, 직원 간 보수 불평등, 경마장 자판기 사업의 특혜 논란까지 김낙순號 한국마사회가 갖가지 사건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낙하산 인사는 누가 와도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겠다.


와중에 올 그랑프리 매출액은 55억 9천만 원을 찍었다. 작년의 62억 6천만 원에 비하면 7억이나 매출액이 떨어졌다. 갈수록 매출액이 떨어지고 팬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의 원인을 마사회는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지. 2001년 80억 원의 매출액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침체되는 한국경마의 현실에 이제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제에서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 팬들에 대한 작고 큰 서비스에 오롯이 불을 지펴 팬들이 경마장에 오면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극대화할 수 있겠다.

  

‘팡파르’를 검색하면 “경기 대회용의 화려하고 경쾌하면서도 씩씩한 연주곡을 가리킨다. 경기 개시나 종료를 알리는 취주용(吹奏用). 고대 로마 시대에 사냥할 때의 신호나 군대의 신호 등으로 사용한 것이 그 시초이다.” 그래서인가 경주 직전 ‘팡파르’는 경마에서는 필수였다. 육상 달리기나 수영 등등 에서는 총성을 울려 스타트를 알리지만 경마에서는 경쾌한 ‘팡파르’로 대신했고, 지금까지도 일반경주에는 녹음을 틀고, 대상경주는 실제 군악대나 악사의 연주가 현장에서 연주된다. 전 세계 경마가 그렇다. 한국경마도 그랬었다. 그랬던 것을 어느 날부턴가 게이트의 경주마가 놀란다는 억지를 늘어놓으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아마 경마를 x도 모르는 어느 낙하산 회장이 즉흥적으로 없앴던 병폐 중 하나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랑프리날은 팬들에게 작고 따뜻한 사은의 선물도 필요하겠지만 군악대의 멋지고 경쾌한 ‘팡파르’는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국산 명마 ‘트리플나인’이 대통령배 4관 달성에 6세에도 쟁쟁한 외산마들을 제치고 그랑프리 우승의 기염을 토하는 동안 마사회는 뒷짐만 지고 서있을 것인가. 부디 2019년부터라도 경주의 출발을 알리는 ‘팡파르’를 부활시켜 경마를 도박, 도박하지 않게 분위를 스스로 바꿔나가기 바란다. 

  • 맨위로
  • 이전
  • 다음
칼럼표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225 한국경마가 사회복지사업에 나선다 2019.01.18 56
224 새해 특별, 대상경주 2019.01.05 188
223 안토니오 기수!! 아듀 2018년!! 2018.12.27 301
222 팡파르 2018.12.15 312
221 제37회 그랑프리 2018.12.06 622
220 전국 우량아 선발 제11회 `브리더스컵’ 2018.11.30 564
219 임성실기수, 그리고 `트리플나인 ` 2018.11.16 876
218 제15회 대통령배 2018.11.02 979
217 올해는 경주로에서 문세영을 볼 수 없을까 2018.10.26 1164
216 제6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2018.10.19 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