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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곤기수가 우리 곁을 아주 떠났다.

작성일| 2019-07-10 15:32:42 조회수| 1125

어제 아침도 여느 날처럼 일어나 페이스 북을 열었다. 조성곤기수의 부고가 올라왔다. 잠간 생각했다. 그의 조부모나 부모상을 잘못 올린 것으로 판단하고 생각 없이 그냥 덮었다. 얼른 pc를 켜고 '코리아레이스' 사이트를 열었다. 상단 좌측에 검은 리본 옆에 '고 조성곤 기수의 명복을 빕니다' 글씨가 선명하고 또렷했다. 현실에서 조성곤 기수가 떠난 것이 분명했다. 말문이 막혔다. 사실을 어디에다 획인 해야 하나? 순간 생각이 정지했다.

하루 그렇게 멍하니 지나고 권승주 조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임을 확인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천창기 조교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밀려왔던 아림이 그 때처럼 아랫배와 빗장뼈 사이로 소리 없이 밀려왔다. 또 생각했다. 노회찬의원의 죽음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쉴 새 없이 스쳐지나갔다. 슬픔보다 아픔이 더 컸다. 경주로에서 사라져간 수많은 순직한 기수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슬픔보다, 아픔보다 더 큰 것이 서서히 떠올랐다. 아쉬움이 눈밭에 굴리는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생각을 덮었다.

아쉬웠다. 엊그제 '대상경주의 사나이' 칼럼을 쓰려고 발췌했던 조성곤의 자료가 내 책상 위에 아직 그대로 있다. 그날 고천창기 기수의 자료도 같이 있었다. 그는 기수 시절 대상경주 22개 우승을 거둬 순위 4위였던 생전의 기록을 글에서 뺐다. 고인이 된 그가 포함돼야 할런지의 판단이 서지 않아서였다. 바로 지적이 왔다. 본 사이트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던 2007년부터 오늘까지 칼럼을 올리기만 하면 꼼꼼히 감수해준 최영 위원은 천창기 기수가 4위 자리에 들어가야 맞는다고. 그가 가고 없는데 그의 얘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옳지 않을 것 같은 내 마음이 더 앞섰다. 그래서 비교 기수에서 일부러 뺏다. 괜히 우리들이 잠간 우울해질 것 같은 생각도 조금은 있었다. 그는 기수 시절에는 대상경주의 사나이로, 조교사 시절 5년간도 성실한 조교사로서 팬들의 기억 기억에 속속들이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조성곤 기수는 부산경마장 원년 기수로서 영예기수까지 올랐다. 900승을 바라보며 질주했던 그가 어제 새벽 경마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슴이 아프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독한 마음을 다잡고 경주로를 달렸다면 이 세상에서 그에게 줬던 어떤 고통도 극복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게 밀려든다. 그의 경주는 지난 달 6월 23일 일요일 6경주 1200m에서 인기 1위 3킹오브글로리의 고삐를 잡고, 단독선행을 받아 경주를 주도하며 결승선 직선주로까지 이어갔으나 결승선을 120여m 앞두고 추격해온 적수들에게 덜이를 잡히면서 3위로 밀려났다.

그 경주가 조성곤 기수 생의 마지막경주가 될 줄이야 아무도 몰랐다. 2주간에 걸쳐 기승정지를 받았기 때문에 떠나는 그를 지난 주 7월 첫 주까지 경주로에 볼 수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한국경마의 큰 재목으로 성장했던 그의 죽음은 너무 초라했다. 그가 쌓아 올린 명성과 걸맞지 않는 죽음에 대해 아쉬움과 아픔은 있었으나 무모했다는 것만은 피할 수 없었다. 부모를 두고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죽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겠다. 그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생은 어떤 이유에서도 스스로 포기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의 죽음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 이유는 그가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뛰었던 경주 5588전의 영상이 마사회 사이트에 보관돼 있고, 874승의 영광도 그대로 살아있다. 다만 그만 홀로 이 세상을 떠났을 뿐이다. 그의 몸은 차갑게 굳어간다. 김해시 장유갑을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그의 장례식에 아래 시 한 편을 무거운 마음으로 올린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참 잘 하셨어요.
지상의 인연과 꿈들 다 내려놓으시고
이제 훌훌 떠나세요.
남은 자들은 이 벌판 속에 서서
저마다 홀로 울게 내버려두시고
당신은 은하수 길을 넘어
천국의 불멸하는 천사들과 어울리며
영원한 안식과 기쁨을 누리세요'
장석주 시인의 '작별과도 작별 할 시각' 중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조성곤 기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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