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축구가 지난 일요일 새벽 여섯 시부터 미국에서 미국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펼쳤다. 손흥민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차고 공격 원톱으로 나서서 2 0 완파하며 개가를 올렸다. 물론 골 하나와 도움 하나도 그의 발에서 나왔다. 10년간 활약했던 영국 토트넘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간 손흥민은 아직도 건재함을 알리며 한국 축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새벽 한국 대표의 기분 좋은 승리를 간직한 채 서울경마장을 찾았다. 제8회 코리아컵을 만끽하려고,

2016년 9월 11일 지금으로부터 꼭 9년 전 일요일 서울경마장 제10경주에 처음으로 첫 회가 펼쳐졌던 제1회 코리아컵 국제대회는 그야말로 5개국 6마리가 도전하며 경주 게이트를 꽉채운 16마리 도전의 기대와 설렘의 국제경주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경주 매출액도 48억 원을 올렸다. 지난 일요일 서울경마장 제8경주에 펼쳐진 제8회 코리아컵 국제경주와는 비교가 안될 40억 원에 이르지 못한 39.9억에 그쳤다. 출전 마릿수도 2개국 참여한 11마리로 단골 출전하는 일본 중앙경마의 놀이터로 굳어지고 있다.

직전 7경주에 펼쳐진 제8회 ‘코리아스프린터’에서 이미 기습에 성공하면서 막판까지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홍콩 경주마 7셀프임프루브먼트(호 거 6세 차우)가 의외로 우승을 거두고 우승을 기대했던 일본 경주마 13치카파 (일 수 4세 타케)는 아쉬운 준우승으로 만족해야했다. 주파기록이 1분 10초 5와 6으로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였다. 선전한 한국 경주마 11슈퍼피니시(한 수 4세 김용근)은 3착을 챙겼으나 주파기록에서 아직은 우승을 노리기에는 멀고, 멀었다. 3마신 뒤 1분 11초 1이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두 개의 국제경주의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겨우 체면을 살렸으니 다행스럽다.

14% 다습주로 오후 4시 45분 서울경마장 운집한 진정한 경마팬들 응원의 함성 속에 열 한 마리의 경주마가 발진한다. 세 마리의 일본 경주마에게 인기는 몰렸고, 스프린트에서 우승을 거둔 ‘차우’ 기수에게도 적잖은 인기가 몰렸다. 아예 한국의 대표마들은 펜들의 외면 속에 비인기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3램제트(일 수 4세 미우라)가 단승식 2.3배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고, 6두라에레데(일 수 5세 마츠야마)가 3.2배 그리고 7딕테이언(일 거 7세 야노)은 홍콩 경주마 2챈쳉글로리(미 거 5세 차우)와 함께 7.1배의 단승식 배당을 표시하며 같이 3위 인기몰이를 했다.

게이트가 열리며 선행에 나선 경주마는 가장 안쪽 게이트를 추첨한 두 마리, 한국 경주마 1그레이트위너(한 수 4세 최시대)와 홍콩경주마 첸쟁글로리(미 거 5세 차우)다. 그중 1그레이터위너가 4코너 돌아설 때까지 단독으로 경주를 주도했고 바짝 뒤를 따른 2첸쟁글로리였다. 3램제트(일 수 4세 미우라)와 6두라에레데(일 수 5세 마츠야마) 등 네 마리가 중반 이후까지 선두권을 형성했고, 뒤에서 바짝 따라붙은 8스피드영(한 수 5세 김혜선)과 4석세스백파(한 수 4세 진겸)도 경주 주도권 세력으로 4코너를 돌았다. 이때 후미에서 선두권의 격돌을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힘을 아껴 추격했던 7딕테이언(일 거 7세 야노)은 초중반 입상권 진입이 어려울 만큼 거리를 둔 경주 전개였다.

결승선 직전 2첸쟁과 3람제트가 우승격돌을 펼칠 즈음 외곽에서 무서운 추격전을 펼쳤던 7딕이 결승 선상에서 앞섰던 두 마리의 덜미를 절묘하게 잡으며 우승을 챙겨 갔다. 기승 기수는 야노였다. 야노는 일본 지방경마장 최고의 기수로 소속은 오이경마장이다. 오이경마장에서 최고의 기수가 되면 중앙경마로 발탁이 되는 제도가 일본 경마에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오이경마장 출신으로 일본 중앙경마로 발탁된 두 기수, ‘우찌다 히로유끼’와 ‘토사끼 게이타“는 현재 중앙경마 최고의 기수로 부상했고, 그만큼 일본 지방경마장 중 난칸경마장은 중앙경마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제8회 코리아컵에서도 한국 경마는 장소와 상금을 제공하며 관객을 동원했을 뿐 어떤 성장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씁쓸히 막을 내렸다.

어제 오전 10시부터 펼쳐진 한국 축구 대표팀과 멕시코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0 1로 지면서 전반전을 마쳤으나 후반전 손흥민의 멋진 골로 1 1로 비긴 게임으로 이어지다가 오현규가 역전 골을 넣으면서 후반전을 마치는가 싶었는데 추가 시간 6분 중 4분을 소모하고 멕시코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비기고 말았다. 물론 한국보다 강한 팀과 적진에서 싸워 무승부면 잘한 것 아니겠냐 위로할 수 있겠으나 아쉬움이 너무 컸다. 경마펜은 경마를 즐기다 보면 경주마다 응원했던 경주마의 석패 때면 늘 밀려오는 아쉬움에 익숙해진다.

한국 축구의 위상이 많이 높아져 멕시코와 적진에서 대등한 경주를 펼쳤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면 8년째 한국 서울경마장에서 국제경주 ’코리아컵‘을 펼쳤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본 경주마가 참여하지 않았던 2019년, 2022년을 제외하곤 여섯 차례 모두 일본 경주마가 우승을 챙겨갔다. 과연 또 우승 상금을 올리면서 그들의 놀이터를 만들고 있다.이를 우리는 남의 집 불 구경하듯 구경만 할 것인가? 고민해야겠다. 위안이 되는 것은 우승마와 우리 경주마와의 착차가 회를 거듭할 수록 점점 줄여지고 있다는 것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