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부터 시행해온 야간 경마는 6주간 계속돼 다음 달 10월 4일까지 이어진다. 금요, 토요일 주 2일 간 야간경마는 일요일에는 주간경마로 다시 환원된다. 이 혼란스러운 야간경마와 주간경마의 혼재 시행에 익숙해질 때즘에는 막을 내린다. 여러 번 제언했었다. 야간경마 기간을 설정했으면 내리 야간경마를 시행하라고, 그들은 정체성을 저버린 채 편한 대로 한국적 야간경마를 고집한다. 추석 연휴 직전 주간인 10월 첫 주는 금,토,일요일 경마를 하루 앞당겨 목,금,토요일 경마를 시행한다. 역시 토요일 경마는 주간경마로 전환된다. 실상 10월 3일 금요 경마가 2025년 야간경마의 막을 내리는 셈이다.

이번 주 일요일 제8경주는 1400m거리로 국산 암말 한정, 서울, 부산경마장 오픈 대상경주가 펼쳐진다. 총 상금 5억원이 걸린 제12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대상경주다. 퀸즈투어FW 시리즈 첫 신호탄이다. 퀸즈투어SS 3탄을 마치고 시작되는 국산 암말 최강자를 가리는 국산마 가을 수확을 알리는 일전이다. 그야말로 지난해와 올해 활약한 암말 준족들이 대거 출전한 경주다 보니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겠다.

출전마 15마리 중 부산경마장에서는 6마리가 도전하고, 서울경마장 경주마가 9마리가 도전해 오랜만에 게이트 한 칸을 비운 15마리가 출격한다. 유일한 3세 마 7보령라이트퀸 (국 암 3세 13전/3/1 정도윤) 한 마리와 5세마 4즐거운여정, 5행복한문막, 14라온포레스트 세 마리외에는 모두 성장기를 지나 전성기에 갓 접어든 4세마 일색의 경주가 펼쳐지겠다. 예전에는 혈통이 좋은 씨수말을 한국마사회가 많이 확보하고 있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대형 생산 목장들에도 비싼 씨수말을 개인적으로 보유하면서 국산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를 뒷받침할 좋은 씨암말이 다량으로 필요할 것을 예측한 시행체의 장기 계획 중 하나가 현역으로 경주를 뛰는 암말 중 빼어난 경주마를 선별해 자원화하는 것이었다. 장려책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최선책이겠다. 물론 외국산 암말을 구입할 때에 포임마를 구입해 국내에서 씨암말의 역할을 맡겨 생산을 장려하기도 했다. 아무리 좋은 혈통의 씨수말이 많아도 밭이 묵밭이라면 결국 좋은 종자의 경주마 생산이 어렵기에 국산 암말 대상경주를 보다 많이 편성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생산책을 세워 실행해왔다. 올해도 52개의 대상, 특별경주 중 암말 한정 경주가 12개 경주이고, 암말이 참여할 수 있는 경주가 10개이니 총 24개 대상경주가 암말 대상, 특별경주를 통해 보다 많은, 보다 좋은 씨암말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제주특별자차도지사배 대상경주의 10회부터 11회까지 연속 우승을 챙겼던 4즐거운여정(국 암 5세 26/13/3 서승운)이 지난 6월 제18회 KNN배 대상경주에서 고배를 마시고 3개월간 휴양 기간을 갖고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4월 뚝섬배에서 호기있게 우승을 거둔 후의 참패라 기가 꺾이기도 했거니와 내리막길에 접어든 것은 아닌가? 펜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휴양에 들어갔었다. 재 능력검사 시 순발력까지 갖춘 듯 경쾌한 모습을 보여준 터라 다시 한번 정상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이에 대적할 서울경마장 9마리 출전마 가운데는 15크라운함성(국 암 4세 15전/8/4 문세영)이 많은 전문가들과 펜들에게 주목을 받겠다. 다만 4즐거운여정이 대상경주에 출전해 우승을 9개나 챙겼는데 반해 15크라운함성은 고작 세계일보배 하나 챙긴 데 그쳤다. 한 살 터울이지만 전성기의 막바지에 이른 4즐거운여정과 이제 전성기의 중심에 들어선 15크라운함성의 단순비교는 어렵겠다.

두 마리의 경주 질주 습성도 다르다. 15크라운함성은 순발력이 뛰어나 선두에서 경주를 풀어간다면 4즐거운여정은 막판 역주를 하는 추입형 경주마라 기승 기수의 경주 작전에 따라 판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 물론 외곽에서 출발하는 15크라운함성이 선두에 나설 인코스의 1사막의꽃(국 암 4세 14전/6/1 다나카)와 3본다이아(국 암 4세 18전/5/3 최시대)를 초반에 강력하게 제압을 하지 못하고 세 마리가 엉겨 몸싸움을 피하지 못하면 야단이다. 심한 체력 소모가 올 수 있으니까. 선두권의 몸싸움이 심해지고 스피드가 빨라지면 4크라운여정이 대회 3연속이란 놀라운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겠다.

15크라운 함성이 외곽 출발의 약점을 보강하려고 앞 선의 경주마들을 따라 붙는 작전을 구사한다면 그도 뒷심 싸움에서는 4즐거운여정에게 밀리는 형상이 될 것으로 예측될 수 있겠다. 방어에 나선 4즐거운여정과 쟁탈에 나선 15크라운함성 기승 기수 둘 모두 서울경마장 최고인 문세영 기수와 부산경마장 최고의 기수 서승운 기수이니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겠다. 이 두 마리의 우승 격돌에 가세할 도전세력으로는 선두권에 1사막의 꽃과 3본다이아이고, 선입 작전으로 찬스를 노려 볼 2장비대운(한 암 4세 10전/5/0 씨시웡)을 무시할 수 없겠다.

변화무쌍한 암말 대상경주에 올해 최고의 암말로 등극하는 영광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 갈 것인가? 아주 재미있는 경주가 이번 일요일 8경주에 펼쳐진다. 모두의 건투를 바란다.